혜윰 오늘 공부

드라마 스테이지4. '삼촌은 오드리 헵번'

무한자연돌이끼 2020. 1. 10. 12:08

프롤로그 : 솔직히 준호의 삼촌 오두일이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킬 정도의 싱크로율은 턱도 없다. 단지 오두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드리라는 트랜스젠더 예명을 가졌을 뿐이다. 작가의 작명 차원에서 기발한 게 아니라 조금은 실망이었다는. <수상한 그녀>에서 나문희 오말순이 사진 한방에 스무살 오두리가 되는 것과 별 차이가 없기도 하고. 어찌 보면 오두리는 오드리 헵번을 자기 영역으로 상당 부분 끌어당긴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오드리 헵번이었다는 점과 오말순 오둘리 오드리 헵번의 관계가 영화에서 선명한 데 반해 삼촌 오드리는 오드리 헵번과 전혀 관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드라마를 본 날 노트에 대충 끼적여 놓은 글 : 트랜스젠더 가정의 화해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했나? 사회 이웃의 편견, 있으나 뭐 그러려니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고 가족을 위해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마저 억누르고 '삼촌'이라는 존재로 변신해 희생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다. 남자로 살기 여자로 살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정체성에 출실하면서도 가족이라는 공통체의 중요성을 강조.

 

주요 플롯 :  오준호는 궁핍한 생활을 벗어나고자 자해공갈을 일삼는다.

오드리가 우울한 날 가게 문을 닫고 기분 풀던 때 준호가 찍은 셀카 때문에 도박장 양아치들이 오성일 빚을 받기 위해 오드리바로 들이닥친다.

준호 학교 일진이 준호에게 당한 것을 알고 똑 같은 방식 자해 폭력으로 복수하고 삼촌은 오드리가 아닌 오두일로 파출소에 찾아가 해결한다.

 

오드리는 17살 되는 해 형 오성일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다. 그가 새로 형성한 가족은 트랜스젠더들이다. 트랜스젠더 이야기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많은 관심 대상이 되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는 차원에서 퀴어축제가 서울에 이어 창원에서도 크게 열렸다. 

하지만 아직 그들에 대한 편견과 며리 풍조는 여전하다. 그래서인지 성소수자들 역시 자신의 모습을 언론에 당당히 드러내지 못한다. 불이익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쯤 이들이 떳떳한 모습으로 사회 속에서 비쳐지게 될까. 다문화가족 아이가 예전엔 '튀기'니 '아이노꾸'니 하는 온갖 비하한 표현으로 불릴 때가 있었다. 지금은 다문화가족 아이에게 그러한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인식 변화를 위한 사회의 노력 결과다. 트랜스젠더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 가장 큰 벽이 기독교적 인식의 만연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에서 트랜스젠더를 백안시하는 장면을 효과적으로 배치했다. 오드리가 지나가자 옷으로 아이가 보지 못하게 가리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어 아파트 관리실 직원이 와서 (아마 민원 때문에 마지못해 찾아왔을 수도 있다) 취향도 좋지만 아파트 안에서는 정상적으로 행동하라고 한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부재를 드러내고자 장치한 장면이다.

 

 

마지막 장면으로 건너뛰어 정리. 성일이가 병원에 입원했다. 보나마나 도박 때문에 빚어진 일 때문일 것이다. 오드리는 준호와 함께 문병간다. 꽃다발을 사들고. 오드리가 꽃다발을 건네주며 하는 말 "꼴보기 싫어!" 이 한마디는 작가가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잘난 것 하나도 없으면서 이유도 없이 성소수자라는 이유 때문에 "꼴보기 싫다"고 했던 비난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통쾌한 장면이다. 성일이 두일을 쫓아낼 때 그렇게 말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무엇이 진짜 꼴보기 싫은 모습인지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노래 '배반의 장미'와 '사의 찬미'는 작품의 주제를 완전히 관통하지는 않지만 적절했다고 본다. 

"왜 하필 나를 택했니 그 많은 사람 중에..."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평생..."

누가 이들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