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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곳간

공연 리뷰 어떻게 쓸까

by 무한자연돌이끼 2020. 2. 22.

리뷰 쓴다는 거, 어렵게 생각하면 한정없이 어렵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줄거리는 합당한가, 캐릭터는 독창성이 있는지, 이전에 어떤 작품에서 유사한 캐릭터가 있지는 않았는지, 있다면 의도적으로 오마주 차원에서 배치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대사는 캐릭터에 어울리는지, 연출자의 기법은 예전의 작품과 비교해 어떤지, 배우의 연기력은 작품을 잘 소화한 것인지 아닌지, 무대는 작품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지, 조명은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음향과 음악은 적절했는지, 둘다 직접 작곡한 것인지 아니면 유명 작품인지, 의상은 사실적인지 추상적인지 등등 따지고 글을 쓰려면 한도 끝도 없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생각하면서 글을 쓰려 한다면 아마도 10분의 1도 쓰지 못하고 포기할 수 있다. 게다가 쓰려는 글의 소재를 사실확인해야 하므로 일일이 인터넷을 뒤져 맞는지 아닌지 검색하려면 시간도 수월찮게 걸릴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완벽한 리뷰를 쓸 생각을 한다면 의욕은 가상하다만 아마도 얼마 못 가 주저앉고 말 것이다. 글쓰기의 가장 기본은 가장 쉬운 글부터 써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다. 밥 먹었다.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갔다. 마치고 집으로 왔다. 저녁을 먹었다. 놀다가 잤다."처럼. 무엇을 봤는지,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배역은 누가 맡았는지, 사랑 이야기인지 정치 이야기인지, 인생의 한 단면을 그린 것인지 나름 분석해보고 재미 있었는지, 재미 없었는지 그리 적으면 되는 것이다.

 

리뷰는 무엇을 보고 자기 생각을 옮기는 것이다. 계속 쓰다 보면 아, 이런 부분 좀 더 신경 써서 써야겠다. 하는 게 생긴다.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무엇일까. 몇가지만 소개해본다.

 

1. 공연을 보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써보면 어떨까. 그런 장면을 묘사하면서 글을 시작하면 멋진 리뷰가 될 것이다.

 

2. 대하소설 쓸 것도 아니고 리뷰라는 게 길어야 원고지 10~20매 정도일 터이니, 다양한 주제를 잡으려 말고 딱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길.

 

3. 어떤 장르의 공연인지 확인하고 그 장르의 역사를 알아두면 도움이 되겠다.

 

4. 작품을 풀어낸 연출에 대해 한뼘 정도 더 살펴보면 좋겠다. 지금까지 어떤 작품을 했는지 작품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5. 줄거리는 임팩트있게 정리하라. 긴 줄거리를 간략하게 핵심을 뽑아내 정리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6. 무대에 대한 인상적인 면, 배경음악은 어떤 음악을 썼는지, 클래식인지 어느 나라의 전통 민요인지, 가요인지…, 의상은 시대에 맞게 만들어졌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풀어낸다면 좋겠다.

 

오늘은 이정도로 정리하고 더 생각 나는 게 있으면 추가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